지난 주말, 오랜만에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서브웨이로 향했다. 서브웨이에서 평소처럼 주문을 하고(tmi: 베지로 빵은 화이트에 치즈 빼고 야채 다 넣고 소스는 머스터드, 소금, 후추로 해서 먹으면 맛있는 비건 샌드위치다🥪) 샌드위치가 만들어지는 걸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샐러드 일시 판매 중단 안내. 그리고 양상추를 정량밖에 제공하지 못한다는 소식.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 양이 줄어들지는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자세히 읽어보니 양상추가 사라진 이유는 갑작스러운 한파 때문이었다. 안내문을 읽어보던 사이 내 샌드위치는 나왔고, 가게를 나서면서 사라진 양상추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것도 범인은 이상기후, 기후위기이지 않을까?🤔
양상추가 왜 사라졌는지 자세하게 다룬 기사를 이리저리 찾았다. 양상추가 사라진 이유는 두 가지 정도였다. 유독 길었던 가을장마☔와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 한파❄ (이번 여름 늦게 찾아온 장마 때문에 더웠던 것과 너무 일찍 끝나버린 가을이 생각났다.) 둘 다 이상기후, 기후위기 때문이었다. 가을장마로 양상추들이 각종 병해에 시달렸고, 가을 한파로 서리가 내려 성장을 못해서 작년에 비해 3분의 2이나 수확하지 못했고, 양상추 가격이 3배나 올랐다고 한다.
이걸 보면서 식량 위기까지 생각이 뻗쳤다. 작년에도 유난히 길었던 장마 때문에 토마토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토마토 없는 버거가 출시되었다. 지금은 양상추, 토마토지만 이게 만약 쌀이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단순히 '그럼 밀이나 감자를 먹으면 되지.'로 끝나는 문제는 아니었다. 식량 자급률이 30%도 안되는 한국에서 식량위기가 닥친다면 영화에서나 보던 싱싱한 채소들이 부자들만의 음식이 되는 것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기후위기는 생각을 안 하고 싶어도 우리 일상과 너무 맞닿아 있어서 늘 마주할 수밖에 없구나. 일상과 너무 가까운 문제라서 더 위기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착 가라앉은 마음으로 샌드위치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