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행이네 사무실에 가기 위해서 지하철을 환승하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왔습니다. '오늘 점심 뭐 먹을래요?' 아직 사무실에 모이기도 전에 기행이네는 밥 먹는 이야기로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떡볶이? 김밥? 쌀국수? 피자? 마라탕? 마라탕!!! 기행이네의 점심메뉴는 거의 매일 마라탕이에요.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마라탕이 선택될 확률 70%! 주 5일을 만나는데 주 3일 마라탕을 먹어요. 그래서 이제는 기행이네만의 마라탕 레시피도 생겨났습니다. "채수로 해주시고, 비건으로 해주세요. 브로콜리,연근, 죽순은 빼주시고 두부류는 많이 주세요. 마장소스(땅콩소스) 추가요!" 이렇게 주문하고 용기에 받은 마라탕은 일주일 내내 마라탕만 먹고 싶은 맛이에요.

마라탕말고도 기행이네는 사무실에서 음식을 만들어먹기도 해요. 따끈함이 필요한 날에는 감자스프를 만들어먹기도 하고, 바람 불어 추운 날에는 비건 어묵으로 어묵탕도 끓여먹어요. 건강하게 먹고 싶은 날에는 가지와 애호박, 양파, 두부를 듬뿍 넣고 연두와 후추로 간을 한 연두덮밥을 해먹기도 해요. 어딘가로 출장을 가거나 놀러갈 때 기행이네의 필수품은 비건 라면과 연두 그리고 후추! 출장간 곳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때를 대비한 필수품이에요. 연두와 후추만 있다면 어디든 떠날 수 있는 기행이네는 밥에 진심입니다.

기행이네서 먹는 음식의 기본은 비건!

기행이네는 '논비건이 기본, 비건이 옵션'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비건이 기본이고 논비건이 옵션'으로 존재하는 걸 지향하고 있어요. 논비건 음식은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비건 음식은 누구나 먹을 수 있으니까요. 자그마한 사무실 간식을 사더라도, 청기행 내부 워크샵을 하더라도 늘 음식을 준비할 때는 성분표를 아주 꼼꼼히 살피고 또 살펴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려고 해요.

다른 사람과 같이 음식을 먹는다는 건 단순히 배를 불리는 걸 넘어서 다른 방식의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음식을 나누는 과정에서 다른 식습관을 가졌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소외되지 않아야 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가까워지기도 하는데 비건이라는 이유로 소외되는게 싫었어요. 비건이라는 말 한 마디에 받게 되는 눈초리나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싫었어요. 그래서 '같이 밥 먹을까요?' 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아예 사람들과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리기도 했어요. (특히나 서울에는 비건도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한데 제가 이전에 살던 울산은,,, 비건 식당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이 겁을 먹었던 것 같아요.) 밥을 먹는 과정에서도 누군가가 배제되지 않는 식탁이 필요해요. 누군가가 "나는 짜장면!" 이라고 외친다고 해서 모두가 짜장면으로 통일하거나 "저는 굶을래요."라고 말하는 대신 "저는 채식 짬뽕이요!" "저는 볶음밥!" 이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기행이네는 오늘도 내일도 맛있는 비건 한끼를 차리려고 합니다. 아마 이 레터가 발송되는 금요일도 기행이네는 "오늘 점심 뭐 먹을래요?" 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열고 더 맛있는 비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 같네요. 여러분에게도 오늘 하루가 밥이 맛있는 하루면 좋겠습니다.

@벼리_ 님 끼적끼적 규우 뉴스레터에 첫 기고자가 되셨네요 :) 기행이네는 비건이 기본이라니 마음이 참 편할 듯요 ㅎㅎ 앞으로도 기고 채널에서 끼적끼적 편하게 이야기 들려주세요!

사진·파일

TIP 최대 크기 25M 파일을 20개까지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드래그해서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승희

연두와 후추의 소중함 몹시 공감합니다 :- )

사진·파일

TIP 최대 크기 25M 파일을 20개까지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드래그해서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